티베트행을 결정하고는 바로 항공 티켓부터 예약했다. 딱 한가지만 고려했다. ‘북경으로 가는 가장 싼 티켓을 찾아라!’ 그래서 결정한 게 동방항공이다. 12월 출발기준으로 유효기간은 15일짜리 가장 저렴한 티켓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공항갈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다. MR. 뚱이 공항까지 바려다 준다는 걸 한사코 말렸지만,역시 같이 나오길 잘 했다. 숨죽인 듯 고요한 거리. 아직은 깨어 있는 사람보다 잠들어 있는 사람이 많은 시간. 아마도 혼자 길을 나섰다면 내 앞으로 지나가는 모든 외간 남자가 내 지갑을 노리는 도둑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수속을 했다. 함께 아침이라도 먹으면 좋으련만, MR.뚱은 출근시간에 쫓겨 바로 회사로 달려갔다. 탑승 시간까지 시간은 넉넉했지만 나도 서둘러 출국수속을 했다. 외항사를 이용하는 경우, 탑승구까지 이동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적기(KE, OZ)는 출국 수속 후 바로 탑승이 가능하지만, 외항사들(MU,CA,CZ,FM 등)은 모노레일을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또 모노레일에서 하차 후, 한참을 걸어야 탑승구가 나타나는 중국항공기들이 많다. 외항사를 이용할 때는 꼭 출발 2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하시길.
탑승구 앞에 앉았다. 이제 막 해가 떠오르려는 지 하늘이 붉게 물든다. 2008년 한국에서 보는 마지막 해오름. 이 티베트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서른셋. 2008년의 해가 아닌, 2009년의 새해를 보게되겠지? 여행을 떠날 생각에 사뭇 감상적이 된다. 20대에는 몰랐던,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은 30대에 들어서서 고작 2년이라는 시간동안 참으로 다양하게 겪었다. 저 떠오르는 해가 내뿜는 붉은 빛처럼 2009년에는 좀더 열정적으로 살아보리라. 안 좋았던 일들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돌아오리라. 다짐했다.
1. 중국 북경 수도 국제공항 – 제2청사
비행 2시간만에 북경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어째 좀 이상하다. 지난 9월에 청해성에 가기 위해 북경에 왔을 때와 공항의 풍경이 다르다. 나름 북경을 제 집 드나들 듯 자주 왔기에, 잠시 ‘좀 이상하네’ 생각하고 사람들을 따라 입국 수속장으로 이동했다.
입국 수속을 다 마치고 공항을 나와서야 생각이 났다. ‘아, 지금 내가 도착한 공항은 제 2청사구나. 지난 9월에 도착했던 공항은 신공항 터미널인 제 3청사이고.
여기서 잠깐!
북경 수도 국제공항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설명하겠다. (제3청사 사진은 집이 아닌, 다른 컴퓨터에 있는 관계로 첨부를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
북경 수도 국제공항은 제 1청사와 2청사, 그리고 제 3청사로 나뉜다. 제 1청사는 국내선을 이용하는 곳으로, 2청사인 국제선 청사 바로 옆에 붙어 있다. 그리고 규모가 가장 큰 제 3청사는 1,2청사와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건 아니다. 1,2청사와 3청사 사이를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약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했다.
제 3청사는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서 건립했다.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제 1,2청사를 합친 2배 규모로 우리 인천국제공항의 약 2배에 해당한다. 단일 항공 터미널로는 전세계에서 최대 규모다. 국내선, 국제선이 모두 출발, 도착하는 제 3청사는 이용자를 정말 지치게 한다.
규모가 너무 크다보니 인천공항처럼 비행기에서 내려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야 입국수속장에 도착. 효도여행 온 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제 3청사에서 국내선으로 갈아 타야 한다면? 길을 잃고 눈물을 펑펑 흘릴 판이다. 다행이라면 탑승구 앞까지 정확히 모셔다주는 전동카가 있다는 것? 하지만 요금이 엄청나다. 한 번 이용에 1인당 10원.
[참고]
- 제2청사 도착 및 출발 항공: 대한항공(KE), 동방항공(MU), 남방항공(CZ)
- 제3청사 도착 및 출발 항공: 아시아나(OZ), 중국국제항공(CA)
가끔 위 참고사항이 헷갈려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니, 북경 공항을 이용하는 분들은 꼭 기억하자.
2. 중국 북경 수도 국제공항 리무진 노선표
북경에서 출발하는 칭짱열차 T27의 출발시간은 9시 30분. 나 딴지여사가 북경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앞으로 기차 탑승까지 남은 10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한국에서 출발 전에 이미 결정했다. 감기에 걸린 상태로 티베트로 들어가는 게 걱정이 되서 남은 10시간은 푹 쉬고 가기로 말이다. 북경에서 개인적으로 집만큼 맘과 몸이 편안한 곳으로 갈 것이다. 이동을 위해서 공항리무진을 이용. 가격은 내가 리무진을 처음 이용했던 2002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 16원.
3. 중국 북경 수도 국제공항 리무진
북경역 바로 맞은편에 내가 가려는 목적지가 있다 .
주목!
칭짱열차가 출발하는 역은 북경역이 아니라, 북경서역이다. 공항에서 직접 북경서역까지 가는 버스는 없다.가장 근접하게 가는 노선은 4번 노선이다. 4번 노선을 타고 종점 공주펀(公主坟)역에서 하차해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4. 리무진만 있냐고? 고속전철도 있다!
나 딴지여사는 계속 리무진 버스만 이용했던 이유로,공항에서 북경 시내로 이동하는데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은 리무진이라고 생각한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등장한 교통수단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고속전철. 공항에서 종점인 동직문까지 15분에서 20분이 소요된다. 역시 리무진버스보다 빠르다. 다만 내리는 역이 단 두 곳뿐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모두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어 편리하다. 요금은 25원
[고속전철의 노선도]
동직문(东直门 2, 13호선 지하철 연결) – 삼원교(三元桥, 10호선 지하철 연결) – 수도 공항 제3터미널(3号航站楼) – 수도 공항 제2터미널(2号航站楼) – 삼원교 – 동직문
5. 딴지여사의 목적지-북경역
북경역 앞에 무슨 보물을 숨겨놓았는지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우선 어렵게 칭짱열차를 끊어 놓고도 역이 헷갈려서 못 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북경역과 북경서역의 모습을 확실히 기억하자.
6. 헷갈리지 말자! 칭짱열차가 출발하는 북경서역의 풍경
북경역보다 북경서역의 규모가 더 크다. 그래서 도착 및 출발열차도 북경서역이 훨씬 많다. 유동인구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엄청나다. 열차 역에는 무조건 출발시간 1시간 전에는 미리 도착해야 한다.
7. 북경역 맞은편 딴지여사의 목적지 – 성시청년주점
북경역으로 간 건 국제유스호스텔- 성시청년주점 때문이다. 북경은 여러 차례 관광을 했기에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감기환자가 아닌가? 티베트에 가려면 찬바람을 쐬고 돌아다녀서 자칫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푹 쉬었다 가기로 했다. 그리고 창짱열차를 탑승하기 전에 구입해야 하는 물품들을 구입하기에 이곳은 정말 안성맞춤이다.
중국어를 못 한다고 두려워 마라! 이곳의 직원들은 영어에 익숙하다. 웬만한 4성급 호텔 직원보다 민첩해서 수속도 빠르다.
룸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룸 타입은 6인 1실이다. 룸의 청결상태는 언제나 완벽하다. TV없고, 화장실과 샤워장은 공용이다. 6인 1실 가격은 60원이다.
8. 필요물품 구입 및 식사할 곳
유스호스텔 맞은 편에 있는 미식가. 이곳 미식가에는 맛이 좀 떨어지는 한식점, 1인 전문 샤브샤브, KFC 및 슈퍼마켓, 약국 그리고 국제전화가 가능한 화바(??)가 있다. 열차를 타기 전 필요한 것을 사고 식사를 모두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9. 먹거리 사기 – 초시(슈퍼마켓)
한국에서 먹거리를 많이 준비했다고 해도, 물과 음료는 중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장거리 열차를 탑승할 때는 과일도 조금 준비하는 게 좋다. 특히 고산지대에 가는 사람들은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10. 다양한 종류의 라면과 음료수
중국에서 초시(슈퍼)만큼 흥미진진한 곳이 또 있을까? 어쩜 이리도 먹거리가 다양한지. 아마 중국에서 대형마트에 가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장거리 열차 탑승에 필수품은 라면이다. 무게는 얼마 안 나가지만 부피가 커서 중국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그중에서 내 입맛에 맞는 라면을 고르기란. 선택의 묘미가 있는 ‘중국에서 라면 고르기’
11. 딴지여사와 칭짱열차에 동행할 먹거리들
원래는 농심의 김치라면, 신라면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김치라면, 신라면 모두 중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 당연히 이 초시에도 있을 줄 알았더니, 그 수많은 라면을 다 뒤져보아도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배낭여행 시 즐겨먹던 라면으로 구입했다. 왼쪽 파란색 라면은 해물맛 ? 개인적으로 개운한 맛이 맘에 든다. 중앙의 주황색라면 ? 아예 중국적인 게 어설픈 한국 맛을 내는 음식보다 먹을 만 하다. 오른쪽 빨간색라면 ? 액체 스프를 반쯤 덜 넣으면 한국의 라면 맛과 조금 흡사하다.
그리고 과일. 배와 바나나. 칼로 껍질을 벗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배가 달콤하고 수분도 많아서 맛이 좋았다. 음료수는 4개나 구입해서 티베트에 도착할 때 2개가 남아 있었고, 물은 약을 먹을 때만 마셨다. 열차에서 언제나 뜨거운 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준비해 간 믹스커피와 메밀차 티백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12. 고산반응에 효과가 있다는 홍경천 구입
우리에게 고산제로 익히 알려진 다이아막스(Diamox). 한국에서 처방 받으려고 했지만, 지난번에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의사선생님 말씀이 고산에서 효능이 있다는 게 증명된 것은 아니란다. 다이아막스는 이뇨제와 안압강하제로 많이 사용한단다.
또 다이아막스의 경우, 사람 체질에 따라 몸이 저리다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다. 그래서 예전에 사천성 캉딩에서 따오청과 야딩에 갈 때 복용해 본 홍경천을 중국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약값이 예전보다 많이 올랐나 보다 했더니 홍경천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약이 아주 많단다. 홍경천이 식물의 이름이라나. 북경에서 65,5원을 주고 구입했다. 티베트에서는 16원짜리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회사는 달랐고 하루에 복용하는 횟수도 달랐다.
13. 진짜 필요한 곳에 전화를 거는 전화방(화바, 话吧)
이제 북경에서도 칭짱열차를 탈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열차를 타러 가기 전에 MR.뚱에게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려고 전화방을 찾았다. 지금은 중국과 환율을 비교했을 때 전화방을 이용하는 게 로밍 전화보다 많이 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푼이라도 아껴야지. 초시(슈퍼마켓) 옆 전화방에서 아줌마의 지시대로 17909(이건 인터넷으로 거는 전화인가)를 먼저 누르고 국제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 북경이야. 이제 준비할 것 다 샀어. 저녁 먹고 칭짱열차 타러 북경서역에 가면 돼.”
중국 열차여행의 하이라이트 칭짱열차. 장장 47시간의 기차여행. 열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47시간 동안 어떤 풍경을 보여줄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설렌다.
[덧붙이는 말]
“이 아줌마 언제쯤 티베트를 보여줄 거야?” 진행 속도가 좀 늦어서 그렇지, 전부 보여드립니다.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만 빼고 미친 여자처럼 온 정신을 집중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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