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노트]라는 이름으로 글을 꽤 연재한 것 같습니다.온라인 상에 어떤 주제로 제 생각을 주저리 늘어놓는 작업을 처음 해보는 거라 써놓고 민망해서 볼때마다 얼굴 붉혔던 적도 있었고, 그냥 중간에 끊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다행히 애정갖고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성실하지는 못했지만 연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글을 연재하면서 기획자로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많았습니다.
이번 연재는 [기획노트]의 마지막 글이 되겠습니다.
이제까지의 글에서 중언부언한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역시 사람이야기로 끝내는 것이 제일 좋을 듯 합니다.
많은 기획자 여러분(사실 기획자가 아닌 분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요즘 기획자로서의 삶은 어떠신가요?
저는 갈수록 기획이라는 작업을 하는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환경의 개선에 비해 작업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는 기분입니다.
올해 초까지도 IT를 비롯해 소셜웹 등등 신개념 업무환경을 거의 못다루었던 점에 미루어보면, 기술의 향상으로 작업의 양적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증가한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도출하고 전체적인 맵을 그려나가는 범위는 훨씬 방대해지고 디테일이 증가한 듯합니다.
생각할 것이 더욱 많아지고, 그것을 로직화 시키는데 기술의 도움은 받을 수 있으되, 로직의 원천은 ‘사람’이다보니 기획자로서의 ‘사람’과 기획을 만들어가는데 협업하는 ‘사람’을 조율하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제 투덜댐은 이 정도로 하고…^^;
몇 년전까지만 해도 기획은 기획자 한 사람의 몫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견교환 없이 백업할 수 인력만 있는 편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었으니까요. 현재의 기획은 어떤가요?
예전처럼 4가지 없고, 실력있는 기획자가 그나마 대접받던 세상은 지나갔다고 봅니다. 저는..
실력있는 기획자 1명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각 분야에서 실력을 쌓은 4명이 하는 기획과의 퀄리티 차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분야든 그렇지만 이제 기획자도 인사…말하자면 정치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삼국지의 ‘유비’가 과연 똑똑한 리더이자 기획자였을까요? 그는 똑똑하지는 않되 좋은 리더이자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반영되어진 정치적 능력은 수하에 많은 인재를 모이게 해주었고, 그 인재들이 재능을 발휘하도록 기회와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지요. 그리고 그 인재들은 ‘좋은 생각’이라는 것을 구현한다는 목표아래 움직였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기획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기획자’로서 개인의 스킬을 향상시키는 것과 네트워크 활용을 비롯한 정치력을 키우는 것에 대해…두 가지 모두 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습니다만 개인의 특성과 선택과 집중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곳곳의 상황에서 택일을 해야할 경우는 언제든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 소셜웹 활용에 대한 강좌에 참여해보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내 ‘기획’에 필요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각각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 또는 집단으로부터 제공받기 위해 ‘기획자’가 만들어야 하는 협업 구도와 인적 자원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기획자’로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능력의 잣대가 되었고, 앞으로 그 중요도가 점차 증대될 거란 예상입니다.

세상에 더 이상 독보적이거나 독점적인 생각은 없다는 말에 비추어, 좋은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기획자’의 몫이란 것을 생각하면 아이디어 도출이란 기획자의 고유 task에 정치력을 동반한 운용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죠.
똑똑하고 인간관계 좋은 사람. 많이 보던거죠? 학창시절에 공부잘하고 성격좋은 친구…잘 없습디다..;;많은 예가 있죠. 이쁘면서 공부잘하는 친구, 공부 잘하는데 운동까지 잘하는 친구…소위 엄!친!아!(딸!)…기획자들 일났습니다. 그 유명한 엄친아 될 준비들 하셔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획>이라는 작업 자체에 대해 조금 읊조려 봅니다. 많은 일을 해봤다고 말하기는 머하지만, 그 동안 제가 한 기획들..남이 한 기획들을 꽤나 봐왔습니다. 기업에서 하는 일이니 모든 일이 수익이 목적이 됩니다만, 돈을 벌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이제 좀 걸러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기획은 돈을 버는 것 외에 사람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부분이 더해져야 하는게 아닐까요. 물론 수익추구만을 원하는 오너 혹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것도 기획자의 몫일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기획은 또 다른 좋은 기획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맞는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비틀즈나 조용필님의 음악은 편곡이나 리메이크를 해보면 그 가치가 더 드러난다고들 합니다. 수년 혹은 수십년이 지나서도 사랑을 받는 것은 기본이 그만큼 훌륭하고, 재창조를 거쳐도 그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퇴색하지 않는 가치를 품은 <기획>을 하는 것이 제 욕심이고, 많은 기획자들이 꿈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기분좋고, 더 알고 싶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좋은 기획은 사람을 기분좋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줍니다. 그것이 기획자의 보람이고 고되지만 일을 해나가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좋은 기획자들이 많아져 더 좋은 사람과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기획노트]였습니다. 그 동안 모자란 글 읽어주셔 감사하고, 다른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