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노트 – 4.사업성검토

by Sean J on 2010.3.4

in 감성충전소, 레드팡사람들

이름부터 뻣뻣한 사업성검토에 대해 얘기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기획’이라는 이름을 달고 써야 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 기획자에게는 리서치와 타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기에 언급하고 넘어가야 속이 시원할것 같습니다. 사업성검토는 기획서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영역이 됩니다. 말하자면 ‘컨설팅’의 영역에 있는 것이죠. 기획자랑 컨설턴트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컨설턴트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 기획자가 좀 더 경쟁력이 있어 보일겝니다.

사업성을 검토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이걸 해서 되것냐~안되것냐~를 판단하는 것인데, 기획자가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이 기획한 것에 대한 애착때문에 객관적 판단을 못하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언론플레이를 하면서의 경우 같이 같은 fact를 두고 해석을 다르게 한다는 것이죠.


**’아전인수’하고 검색어를 치니 이 사진이 나옵니다.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으나…
     바람직함으로 패스~호객용인거 인정합니다;;
     레드팡스들의 불같은 추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크흠…

예를 들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1) 아직 잘 모르기에 앞으로 성장가능한 부분이 많다  2) 시장에 나왔을 때 생소하기 때문에 관심을 받기 어렵다.
이 중 해석을 선택하라면 자기 자식처럼 아끼는 기획안이 냉대를 받는 걸 좋아할 기획자는 없으니 1)의 해석을 붙이겠죠. 하지만 이 기획을 접하는 사람의 반응은 2)이 되기 더 쉬운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때문에 해석을 기획자에게 맞추더라도 그걸 입증할 객관적인 통계, data 즉 사업성검토에서 논리를 뒷받침해 준다면 아전인수라는 시선을 무마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자료는 정직하니까요~(때로는 아니기도 합니다;; 이건 사기…)

 
그런데 이 사업성검토라는 것이 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기획자일때와 누군가의 비젼을 뒷받침할때랑 그 느낌이 전혀 틀립니다.
기획자 자신이 주체일때는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설득과 리스크 진단의 용도로 쓰이는데, 누군가를 위한 작업이 될 때는 그 기획 또는 사업의 주체가 누구이고 어느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고 매우 중요해집니다.
사업자는 어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더라도 해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한데 그것의 사업성을 ‘빵’입니다요~하면 나에게 들어오는 일이 훅~줄어들수도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비젼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거죠. 그래서 사업자의 의중을 읽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드라마 <추노>에서 좌의정 양반이 매일 말하죠. ‘어심을 읽으셔야지…’ 회사 사업기획실에 있는 분들은 이 대사에서 느낌이 팍팍 올겁니다. 사회 초년생때 사업성검토 업무를 하면서 이 점이 아리송해서 ‘이 일 한다고 했고 이미 진행하고 있는데 굳이 사업성검토를 하는 이유가 뭐냐…또 만약 했는데 아니라고 나오면 어째야 하느냐’하고 담당 임원에게 대놓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 대사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CEO의 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또한 리스크를 진단했을 때 거기에 대한 솔루션까지 나와준다면 사랑(?)받고 지낼수 있습니다.


사업자이자 기획자가 타인을 통해 아전인수를 한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지만…어쩌겠습니까 힘없는 노동자가…까라면 까야죠. 산놈은 살아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속에ㅋㅋ제 경우에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니 오히려 사업성검토작업을 하기가 수월하더군요. 포기의 힘인지 긍정의 힘인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업성검토를 문서로 작업하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미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얘기를 초장부터 열심히 써야함은 물론이고, 데이터를 거르고 가공하는 작업이 녹록치 않아 야근을 거의 필수적으로 강요당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쌍코피 연속으로 흘리며 야근한 이후로는 야근철퇴를 결사적으로 부르짖게 되었습니다.)
사업성에 대한 부분이 기획서 안에 들어갈때는 깜찍하게 몇장 들어가는데..이게 컨설팅화 될 시에는 책한권을 쓰기가 일수입니다. 내가 써놓고도 ‘미쳤구나..’하고 피식 웃습니다. 어느 시 구절중에 ‘그냥 웃고 말지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사업성검토 부분은 기획자가 가장 흐트러지기 쉬운 부분이면서 가장 냉철한 이성을 발휘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보는 사람은 그냥 훌훌 넘겨버리지만 기획이라는 작업이 논리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그냥 헛소리가 되는 처절함을 맛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기에 기획자는 그것이 문서이든 머리속 정연한 지식정보이든 철저한 논리로 무장해야 합니다. 그럴 때 사업성검토 과정과 결과물은 기획자의 든든한 무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는 죽어도 못하겠다…하는 분은 컨설턴트들이랑 술자리를 자주 하시길 바랍니다. 적나라하게 까발려(?)줄 것입니다.
까이지 않는 기획자가 됩시다.

{ 1 comment… read it below or add one }

1 류홍렬(Red Ryu) 2010. 3. 19 (05:43)

어째 이 글에 댓글이 없는게죠? 저 훈훈한 사진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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