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아무런 해명없이 걸러 버렸습니다. 심심하지만 무책임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_ _)v
오늘의 주제는 2주전에 예고해드린데로 먹는 것에 대한 고찰(!)입니다. 아시다시피 필리핀은 수많은 섬들로 구성된 섬나라입니다. 그래서 더 필리핀~스(Republic of the Philippines) 입니다. 공용어를 영어와 따갈로그어라고 하고는 있지만, 약 50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는 곳입죠. 왠만큼 큰 섬은 그 섬만의 언어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게다가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따갈로그어로 싸랑해는 ‘마할기따~’라고 하지만 일롱거(일로일로 방언)로는 ‘발랑가 따까~’라는 말로 바뀝니다. 여행 중 필리핀인의 따갈로그어를 듣다보면 ‘따갈따갈따갈’, 일롱거를 듣다보면 ‘일롱일롱일롱’, 씨부안어(세부의 방언)를 듣다보면 ‘씨부씨부씨부’ 의 어감이 그대로 느껴질 겁니다. 지역색이 강하다는 이야기죠.
그럼 지역별로 아주 특색있는 음식들이 포진해 있어야 하는게 정석입니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그렇지요? 그런데 이 필리핀이라는 곳이 음식에 있어서는 다소 밋밋합니다. 굽고, 찌고 하는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거든요.(물론 지역별 특색있는 음식 있기는 있습니다! 티가 안날 뿐이죠.) 오히려, 스페인 지배를 받은 영향 – 세부에 가면 그 유명한 탐험가로 소개되어 온 마젤란이 어떤 짓꺼리를 하다가 죽었는지 살필 수가 있습니다. 쪼매난 마젤란 기념비 바로 앞에는 마젤란을 죽이고 전사한 영웅 라푸라푸 추장님을 기리는 상이 거대하게 서 있습니다. 그리고 라푸라푸는 필리핀의 국어(생선)입니다. ㅡ.ㅡ;)으로 스페인의 음식들이 조금씩 보이구요.
경제를 휘둘르고 있는 중국인들 때문인지 중국음식도 보이구요(차오킹이라는 프랜차이즈는 굉장히 유명함돠), 한국의 끈끈함으로 이루어진 한식(그 중 짜장면 쵝오! 자장면 Oh. No) 이 더 두각을 나타나는 곳이 필리핀의 현재라고 보여집니다.
무튼 그래서. 그래서~. 그런 연유로 우리가 함께 파고 있는 보라카이에는 결론적으로 보라카이 대표 토속 음식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고요.. 기대마시구요. 걍 맛있는 거. 꼭 드셔보실만한 넘들로 몇 개 추천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뭐 숨은 맛집도 아닙니다. 섬이 워낙 코딱지만 하다 보니, 숨겨질 곳도 없데요.
전통의 아기돼지등갈비 바베큐집 ‘가스트호프’입니다. 디몰(D-Mall)입구에 있어서 찾는데 어려움이 없는 곳입니다. 보라카이 토백이분들은 예전보다 가격은 오르고 양은 줄었다고 불평하시지만, 평생 한 두번을 목적지로 삼게 되는 일반적인 여행자에게는 여전히 훈륭한 맛집임이 분명합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어서 서울 경희대 부근에 여기서 비법을 하사 받았다는 집도 있었는데요. 직접 가서 먹어보니, 사진에서 보이는 야자수(부코)로 쥔장머리를 후려갈기고 싶은 맛이었다는!
참고적으로 필리핀은 닭고기 요리와 돼지고기 요리를 아주 대단히 어썸하며 탁월하게 잘합니다. 대부분의 메뉴에서 이 두 육식동물이 들어가는 요리를 택할 경우, 성공할 확율이 높아진다는 말씀이죠. 가스트호프에서도 당연히 이 집의 대표요리인 베이비백립을 시켜먹으면 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개탕과 깐콩(나물요리)이라고 불리는 메뉴조합을 선호합니다. 이 세개의 반찬과 마늘밥(Garlic Rice), 산미구엘 맥주면 다 큰 어른 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대락 1,200~1,500페소(한화 약 4만원)정도 예상하시면 되겠네요.
이 반찬 하나로 마늘밥 두~세 개 가능합니다.
다음 소개 드릴 곳도 전통의 맛집입니다. ‘조나스(Jonah’s)’라는 곳인데요. 스테이션 1 메인로드에서 ‘코코망가스(보라카이에서 가장 뜨거운 나이트클럽)’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트라이시클 기사에게 바로 이야기하셔도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는 곳이죠. (제가 전통이라고 붙이는 곳은 최소 10년 이상 같은 자리를 지키면서 명맥을 이어온 곳입니다.) 이 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망고쉐이크 때문입니다.
주문할 때 꼬옥 ‘노밀크, 노슈거’~ 꼬옥!
보이는 놈들은 모두 괜찮다는 말이 됩니다.
밥 반찬으로도, 술 안주로도 잘 어울립니다. 그 위에 보이는 철판요리는 ‘씨즐링 감바스’ 라고 불립니다.
철판 매콤소스 쪼매난 새우 정도가 되겠습니다.
조나스는 스테이션1의 좋은 비치를 끼고 있고, 한적하면서도 평균 이상의 맛을 꾸준히 유지하는 곳입니다. 뜨거운 오후에 시원한 망고쉐이크와 파란 파다를 함께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격은 제 기준에는 합리적이지만 단순비교로 저렴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위에 사진처럼 주문해서 먹으면, 얼추 1,000페소 정도 예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요것도 성인 3명이 먹었네요.)

매일 비싼 음식을 사서 먹는다는 것은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동남아에서 할 짓이 못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진은 ‘안독스’ 라는 프렌차이즈인데요. 보라카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음식점입니다. 메뉴를 살펴볼까요?


대충 가격대를 봐도 엄청 착합니다. 100페소가 넘어가는 음식들은 술안주용, 또는 함께 나눠먹을 종류들입니다. 13번 메뉴인 시니강을 제외하면, 안독스에서 판매하는 모든 요리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대체적으로 잘 맞습니다. 계란후라이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안독스 세트메뉴가 참 고마웠었습니다.

안독스에서는 궁극의 술안주 크리스피 파타(튀긴 돼지족발 요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보기 흉한 것은 사진을 잘 못찍은 탓인 겝니다. 정말이지 안 먹어 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맛입니다. 바삭한 껍데기와 쫄깃탱글한 속살이 입안에서 녹아 들어 갑니다. 한국에서 계속 생각나는 맛인데, 왜 이건 한국에 안 들어 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반드시 드셔보시길 완강하게 추천합니다. 두마리 정도면 장정 4명이서 무흣한 술안주 대용으로 너끈합니다.
이건 깐틴이라고 흔히 널려있는 현지 식당입니다. (사실 여행자 눈에는 잘 안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 한병까지 시켜먹고 나니, 214페소(한화 약 6,000원) 나옵니다. 정말 훈훈한 광경 아니겠어요? 실제로 깐틴을 가시면, 먹고 싶은 음식을 손가락으로 짚어만 주면 됩니다. 처음에는 가격을 속이지 않을까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닌데, 깐틴을 이용하는 필리핀분들이 그 꼬라지를 묵인하는 경우가 드물어서요. 믿고 잡수셔도 뒷통수를 맞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는 보라카이의 이색식단이자, 제가 사랑하는 곳입니다. 상당히 랜덤하게 운영되는 곳인데요. 스테이션2의 Crafty’s (메인로드)에 내리면 Diva 라는 간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날 과음을 했거나, 얼큰하고 칼칼한게 생각날 때 그만인 완소 아이템 짬뽕을 그럴듯하게 끓여냅니다. 왠만한 한국 짬뽕집은 명함도 못내밀 맛일 경우가 열에 여덟번은 되는 맛집으로 평가됩니다. (가끔 발로 끓였을까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답니다.) 이 주변에는 금강산, 아리랑, 이화원 등의 한국식당들이 집결해 있는데요. 다들 일정수준 이상의 맛을 보여줍니다. 금강산은 오징어볶음, 오삼불고기를 추천하고 싶고, 이화원은 고추튀김과 오리탕, 아리랑은 전체적으로 무난합니다. 이 중 이화원의 고추튀김과 오리탕도 디바의 짬뽕을 넘어가는 맛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서 찍은 사진이 모두 공중분해 해버려서, 안타깝게 보여드릴수가 없네요. 한식은 보통 250페소(한화 약 7,000원)에 고를 수 있는 식단이 많이 있습니다. 한식당답게 물은 무제한 서빙이 되고, 기분 좋으면 밥값도 안받으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보기만해도 웃음이 배실배실 나오는 김치와 밑반찬을 곁들인 식사가 7,000원이라면 마다하시겠습니까?
한식당은 언젠가 꼭 특집기사로 확 까발려드릴게요.
필리핀 땅에서 웬 한식 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라면 괜시리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톡 까놓고 사기꾼 냄새도 나는 것 같구요. 밥값도 안독스 뺨을 치는 수준입죠. 그런데 음식값만을 가지고 단순하게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보라카이의 한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보라카이 초기부터 정착하신 교민 1세대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저같은 의심많고 ‘나잘란’ 한국인 여행자뿐만 아니라, 타국인으로서의 멸시와 불편한 언어소통으로 인한 사기까지 모두 겪으면서 현재까지 자리를 지켜온 분들입니다. 제가 오래도록 봐온 바로는 그렇습니다. 게다가 여행업이 힘들어질때 그래서 가이드분들이 굶고 있을때 엉덩이를 두드려가면서 공짜밥을 먹이던 분들도 이 분들입니다. 현지의 한국인 여행가이드, 다이빙샵 스텝들에게 어머니와 아버지가 되십니다. 이 분들이 보라카이 한인들의 역사이면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보라카이를 실제로 만들어 내신 1등 공신이라고 하면 오버일까요?
솔직히 한국의 유명한 맛집만큼은 안 맛있습니다. 재료가 필리핀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 맛이 다를 수 밖에 없지요. 조미료도 좀 들어갑니다. 그런데도 찾게 됩니다. 패키지여행사들의 단체손님이 찾는 한국식당이 아니라, 자유여행자들이 반가운 얼굴로 웃으면서 식당문을 열어제끼는 횟수가 많아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먼 타지에서 한국식당을 발견하면 반가워야하는데, 이상하게 우리는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쵸?
오늘의 마지막입니다. 보라카이에 가면 으레 기대하게 되는 것이 씨푸드입니다. 보통은 호핑투어(왠만하면 하게 됩니다. 자유여행, 패키지 여행 안가리고 말이죠)하면서 맛을 보게 되지요. 비치로드를 거닐다 보면 또한 먹을 기회가 많아집니다. 물론 가격을 보면 살짝 망설여지기는 하죠. 아무리 섬이라고 하지만, 씨푸드는 전세계를 막론하고 가격이 꽤 나가는 식재료임이 분명합니다. 보라카이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많은 양을 드시려면 ‘딸리빠빠’ 라는 시장을 방문하시면 되겠습니다.
많은 양을 여러명이서 먹는게 아니라면, 오히려 비싸게 먹힐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점은 꼭 명심하시고, 흥정 또한 영어로는 힘듭니다. 다른 사람들이 흥정하는 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관찰하다가 대략적인 평균가만 파악하시면 됩니다. 수산물 가판대에서 씨푸드를 구입해서 주위에 널려있는 식당으로 가져가면 쿠킹차지(메뉴판에 가격이 적혀 있습니다)를 받고 요리를 해줍니다.
포스팅이 길어졌습니다. 쭉 보시면 알겠지만, 핏자, 파스타, 스테이크 따위는 없습니다. 요 종류로 실제로 맛있는 곳이 엄청 있긴 합니다. 단지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어서 배재된 것이지요. 헤헤. 그런데 요렇게만 드셔도 숙소에서 나오는 조식을 빼면 장기 여행자가 아닌 이상에는 빠듯합니다.
글을 쓰다보니까 얼마나 설렁설렁 사진을 찍어왔는지 자학하게 됩니다. 그냥 또 이해와 양해를 구할 따름이구요. 다음주에는 보라카이에서 놀 것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제까지 소개드린 것들을 일정수준 이상 압축적으로 체험이 가능한 허니문 프로그램, 자유여행 프로그램도 동시에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전국의 약 250개 여행사에서 대행 판매를 할 예정이구요. 보라카이 프로그램은 레드팡닷컴을 통해서 직접 예약문의 하셔도 되겠습니다.
살랑살랑 봄이 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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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지대로 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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