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라는 테마를 갖고 연재를 해 나가면서 필자 자신도 아직 기획무지렁이면서 나불댄다는 자괴감에 빠져있다가 레드팡닷컴 커뮤니티 자유게시판 ‘노스톤’님 말씀에 용기를 얻어 연재 이어갑니다.
모임에서, 회사에서 우리를 제일 괴롭히는 것 중 하나가 기획서 쓰기 입니다. 보통 드라마에서 사장이 소리지르며 집어던지는 것중 대다수가 기획서라는 사실은 당해본 사람은 다 압니다. 여담으로 저는 기획서 내던져지기까지는 아직 당해본 적 없지만, 대학시절(저는 건축설계를 전공했답니다) 밤새 그린 도면에 유성매직 체크와 모델 뜯기기를 당해본 바 그 기분 십분 이해합니다. 정성들여 만든게 철저히 박살나는 기분은 아주 메롱스럽죠.
그럼 이렇게 사람 속 히떡(?)뒤집어지지 않기 위한 기획서 쓰기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오늘은 기획서의 처음이자 끝이며, 그 중요함을 1박2일 버라이어티 정신으로 강조해도 모자랄 목차잡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기획서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 쓰여지는 것입니다. 사실 가장 좋은 기획서는 ‘내 머릿속 기획서’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몸의 사령관인 뇌에서 만들어져있는 걸 그 종들인 입과 손이 100% 표현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 ‘내 머릿속 기획서’의 가장 큰 단점은 자기 사업할 사람한테만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누가 모르는 사람이나 신뢰가 쌓이지 않은 사람의 세치 혀에서 나오는 말을 무한 신뢰 하겠습니까. 특히 일에 관련해서는 두말할 여지가 없지요. 즉, 논리적으로 보여주고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보여주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쌩뚱맞지만, ‘보여주기’의 결정판은 [목차잡기]에서 초장부터 다 보여지게 됩니다. 선수(?)들은 목차만 봐도 이미 그 기획의 전반적인 내용을 짐작해버립니다. 좀 정떨어지게 말하자면, 목차만 보고 엎드려 자거나, 나가서 담배를 피워도 할 말 없다는 겁니다. 목차에서 훅~하고 와야 된다는 거죠. 저 역시도 다른 기획서를 받아볼 때는 디자인이나 분량보다 목차를 먼저 봅니다. 최소한 이야기의 흐름이 안보이면 대충 훑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육하원칙까지는 아니더라도 목차에서 이야기가 그려지는 구성정도는 지켜주는게 여러모로 좋지 싶습니다.
보통 Analysis – Strategy – Implementation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틀도 종종 깨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에도 목적이나 느낌, 작가의 의도에 따라 연역법, 귀납법이 있는 것 처럼 이야기에는 목적과 상대에 따라 변화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중요한 것은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입니다만…
저는 목차를 크게 세 묶음 정도로 정리합니다. 개요파트, 내용파트, 마무리파트 이 정도로.. 개요파트는 보통 의의/개념, 목적, 배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내용파트는 실질적인 방안 즉, 마케팅, 시장, 전략, 영업, 예산 등을, 마무리파트는 차후 예상, 운영, 확장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테마에 따라 순서나 비중을 바꿔가기도 하고, 추가할 부분을 넣기도 합니다. 아마 대부분 이렇게 하시지 싶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 내용이 들어가되, 재미가 없어지면 안된다는 것이죠. 잘 짜여진 기획서라도 내용구성이나 어휘가 푸석푸석할 경우, 듣는 사람은 보통…졸고 있게 됩니다;;저는 때에 따라 알만한 얘기들은 패스~해버리거나 아예 목차에서 빼버리고 프리젠테이션에서만 말로 푸는 방법을 택합니다. ‘졸면 손해본다~’하는 일종의 압박인 셈이죠.
목차에 기재되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차후 연재 때 다시 얘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그럼 훅~오는 목차잡기는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최소한 10초만에 내팽겨치지지는 말자라는 소심한 마음가짐은 금물입니다. 그럼 30초만에 내평겨쳐져요.
목차를 보는 사람을 우선 생각해야 합니다. 나만 볼게 아니라면 그 기획서를 보는 사람에게 와닿는 목차를 만드는데 주력해야겠죠. 즉, 사람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서 목차에 쓰여진 페이지를 미리 들춰보게 만드는 흡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금융권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기획서의 목차라면, 수익 또는 금전과 관계된 내용들이 눈에 먼저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투자나 수익율 같은 구체적인 단어들이 나오면 더 좋겠죠. 어떤 분야든 업은 못 속이기 때문에 자신이 익숙한 단어에는 눈길이 한번이라도 더 가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목차에서부터 샤~방한 이미지와 그래픽을 넣기도 합니다만, 분야에 따라서는 그런 시각적인 자극을 질색하는 분도 있습니다.
호기심 자극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내용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이 기획이 얼마나 다각적인 검토와 새로운 발상을 통해 만들어졌는가를 목차를 통해 보여줍니다. 뻔할 뻔자+@가 필요한 거죠. 그리고 목차의 내용이 중언부언되지 않는 심플함.
그 +@를 어떤식으로 보여주느냐는 진정 기획자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가 나오는 전개를 목차를 통해 나타내는 것이 [목차잡기]의 핵심이라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정리해보면, 분위기파악(사람 파악), 전개, 단어 이 세가지만 명심하면 [목차잡기]하면서 A4 용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겠습니다.
따라해보시죠…파악~전개~단어~, 북치기 박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