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장형
이 유형의 기획방식은 앞서 말한 데스크형에 비해 실제적으로 와닿는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을 기획자 자신이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고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난 이유입니다. 데스크형이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디테일을 추가한다면 현장형은 전체적인 구도를 아주 유연하게 가져가며 디테일을 그때 그때 추가해 나갑니다. 때로는 처음 의도한 방향과 많은 차이를 가진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들의 정보수집능력과 소화능력은 상당히 약았습니다. 좋은말로는 효율적이라고 해야겠군요. 데스크형이 많은 서적, 인터넷정보 등과 씨름할 때 현장형들은 전화 몇통으로 정제된 정보를 입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마당발 성향도 있거니와 얼굴에 살짝 철판도 깔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정제되거나 완성된 정보의 형태를 수집해 재가공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두번 가공을 거친 것이 정보의 질적 측면에서 더욱 짭짤하겠죠. 저도 예전에 일을 하면서 그 허망함을 겪었더랬죠. 분명 같은 시간동안 지지고 볶고 했는데 저는 파김치가 되는 동안 전화 몇통과 메일을 뒤적거리던 그 놈(?)께서는 쌩쌩하더군요. 불경을 외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이들의 방식은 연역적인 단계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생각을 정하고 거기에 정보들을 맞추어 가는 형태인 것이죠. 때문에 기획안이 며칠, 혹은 몇시간만에 뚝딱 나오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처음보는 이들은 이런 유능함에 동경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지요.
현장형들은 어느정도의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이들의 모습을 책상이나 회의실보다 영업부서와 같은 현장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정보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서로 보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기사에 한화 호텔&리조트 그룹 CEO 홍원기 씨가 나왔는데, 이 분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겠네요. [관련기사]
현장형 기획자와 함께 일하려면 우선 부지런해야 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봤자 이들에게는 ‘그게 뭐…?’라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지런히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게 이들의 지론이기 때문에 밍기적거리다가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영업부서와 같은 곳에 이들이 있다면 ‘야전사령관’을 떠올리게 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빠릿빠릿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의 진행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함께 삽질을 좀 해야 하는 단점이 드러나기도 합니다만, 단순한 기획력을 넘어 현장응용 능력을 요구받고 있는 요즘의 트렌드에 비추어 보면 이들이 가진 경쟁력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데스크형 기획자의 경쟁력이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스폰지’같은 사람이 되기에는 아무래도 현장경험을 통해 진화하는 쪽이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싶습니다. 몸으로 배운 것은 잘 잊지 않는 법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