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땅 – 티베트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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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바라고 바라던 여행이었다. 영화로도 책으로도 보지는 않았지만 ‘티베트에서의 7년’라는 제목은 내 머릿속에 언제나 티베트를 ‘동경의 땅’, ‘미지의 나라’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게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결혼한 지 7년이 되는 해에 꼭 남편과 함께 티베트로 여행을 떠나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나는 결혼을 했고, 마치 뭔가에 홀린 사람들처럼 결혼한 지 만 2년이 되던 해에 1년을 목표로 긴 중국배낭여행을 떠났다. 1년이라는 시간. 우리부부에게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생각하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정말 중국의 수많은 지역을 갔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기나긴 중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뭔가 게운치 않은 느낌이 남았다. 그건 바로 티베트 때문이었다. 비자연장을 위해서 기한내에 홍콩으로 가야만 했던 촉박한 시간과 때마침 중국인들에게 가장 긴 휴가인 국경절과의 겹침. 그리고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게도 딴지여사는 시닝에서 미약한 고산증으로 가슴 답답함과 두통을 계속해서 호소했다. 7,8월 뙤악볕에 두 달간의 기나긴 실크로드 대장정으로 우리부부는 이미 지칠대로 지친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MR. 뚱은 이미 2000년에 티베트를 한 번 다녀온 경험이 있고, 나 딴지여사는 여행 중반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체력저하와 더불어 아무리 멋진 것을 보아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시기였다. 여행도 지나치면 일상이 되어버린 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심한 고산증으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갖은 욕설과 오줌까지 지릴 수 있다는 티베트로의 여행을 시닝에서 포기하더라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마음이었다.

‘언젠가 더 멋진 기회가 있겠지. 하나쯤 미련과 여지를 남겨 놓아야 우리의 긴 여행도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후 우리는 무사히 기획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중국인을 만날 때면 언제나 득의양양하게 우리부부만의 대단한 프로젝트 달성 – ‘중국배낭여행 1년’을 자랑했다. 그럴때면 중국인들조차 경외심 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봐 주었다. 참으로 기분 좋은 순간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바로 이어지는 질문은 언제나 길지 않은 꼬랑지를 내리게 한다.

“티베트는 어땠어요?”
깨갱….
늘 중국인들은 우리에게 티베트에 대한 느낌부터 물었다.

그럴때면 나는 속으로는 별의별 생각과 핑계를 댄다. ‘나는 왜 티베트를 안 가봤을까?’ ‘티베트가 원래는 중국땅이 아니잖아’ 부터 ‘티베트보다 더 티베트 다운 사천성의 옛 동티베트 지역은 다녀왔지’ 등등.

아무튼.
지난 11월 출장을 끝으로 2008년도에는 더이상 중국에 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티베트라니.

하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았다.

하필 가장 추운 12월에 동토의 땅 티베트를 가라니…. 게다가 심각한 불경기로,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이리저리 복잡한 내 심정을 주체하기도 어려운 이때. 티베트 여행은 내게 남편과 진하고도 진지한 사랑을 속삭일 동경의 여행지인데…

결혼해서 처음으로 남편에게 섭섭함을 느꼈다.
냉정한 인간… 이 겨울에 나 혼자 티베트로 보내다니… 북경에서 시작하는 긴긴 칭짱열차도 나 혼자 타라니…

티베트로 떠나는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연말의 뒤숭숭함. 해결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우리에게 닥친 어려운 일들.

그곳에서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추스르길 기대하며
내 영혼이 조금이나마 위안받는 시간이 되길 기도하며
나 홀로 티베트로 떠나는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덧붙이는 말]
갑작스레 티베트에 다녀오라는 MR. 뚱에게 하는 넋두리였습니다. 다녀온 느낌은 한마디로 ‘감동’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겨울, 겨울도 봄처럼 따뜻한 티베트, 순례자들이 찾는 이 계절에 딱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티베트 여행기 만큼은 아주 자세하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보를 가지고 바로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게! 앞으로 많이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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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팡

팡

뭔가 먹을 때 잔소리만 하지 않으면 절대로 화내지 않는 팡팡한 풍채의 중국 오지 여행 전문가. 저서로는 《70일간의 실크로드》가 있고, 2010년에는 EBS 〈세계테마기행〉의 ‘신비의 땅, 중국 광시’편에도 출연한 바 있다.현재 중국과 관련한 방송코디로도 활동중이다 @pang_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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