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어갈 무렵, 필리핀 세부로 떠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갑작스런 기온차이에 기운도 없고, 땀도 많이 났다. 그러다 금방 적응할 몸이었지만 어쨌든 그 기분은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세부에서의 짧은 일정동안 내가 묵었던 숙소는 비리조트이다. 그래서 이곳을 먼저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비리조트는 막탄공항에서 약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했다. 필리핀의 호텔과 리조트들이 대부분 경비가 삼엄(?)한데, 건물 입구에서 차 트렁크를 열어본다거나 큰 개에세 냄새를 맡게 한다거나 앞뒤좌석을 꼼꼼히 쳐다보며 살핀다. 너무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짧은 시간 살피고 나서 바로 미소로 화답해주니 말이다.
비리조트는 조금은 높은 리조트 건물에 속한다. 정문으로 들어갈때는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의 깔끔한 디자인과 바다를 향해있는 통유리창이 시원함을 줘서 답답한 느낌이 금방 사라지고 가슴이 뻥 뚫린다.
겉치장이 많아 화려한 리조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주는 비리조트는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가 있고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안내데스크가 있다. 안내데스크 옆 벽에는 객실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공중전화기가 있다. 공중전화기 앞에서 안내데스크를 향해 ‘익스큐즈미’ 라고 외치면, 매번 있는 일인양 바로 ‘세븐 룸넘버’ 라고 말한다. 7을 누르고 룸넘버를 누르면 전화가 걸린다. 그 전화기 옆에는 화장실이 있다.
건물에 들어와 로비를 지나면 조식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이다. 탁자와 의자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데, 이 탁자에는 언제나 앉아서 잠시 쉴 수 있다. 비치로 향하는 야외에도 탁자가 배치되어 있다.
야외로 나와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 크기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이다. 그 주위에는 선베드가 있는데, 수영장 이용 고객에게는 리조트 직원이 비치타올을 나눠준다. 수영장을 보고 서서 등 뒤에는 포켓볼, 게임기, 키즈클럽(이라고 하기에는 참민망한), 컴퓨터 등이 설치된 센터가 있다. 이용요금은 무료인것도 있고 유료인것도 있으니 센터 직원에게 먼저 확인 후 이용하면 된다. 수영장과 센터 오픈시간은 AM9시부터 PM9시까지이다.
비리조트의 수영장에서는 탁트인 바다와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리조트 전용 비치는 잔잔하고 낮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도 좋다. 수영장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나온다. 모래사장에는 거북이 등껍질 안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주는 쉼터들이 있다. 하늘이 캄캄해지고 사람들이 모두 룸으로 들어가면 모래사장으로 나와보자. 거북이 등껍질 베드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히 많은 별들이 흩뿌려져 있다. 그렇게 선명한 별자리는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눈에 가득 담아가야한다.
비리조트의 스탠다드룸에는 더블베드와 싱글베드가 각각 한개씩 있다. 여자 성인 3명 혹은 부모와 아이까지 넉넉하게 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룸은 큰 편이 아니지만 그로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다. 전기포트와 헤어드라이어가 있고, 옷걸이와 금고가 있다.
이 룸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욕실의 샤워기였다. 손으로 잡고 씻을 수 있는 샤워기가 아닌 레인샤워기 인가? 아무튼 천장에서 물을 뿌려주는 샤워기인데, 수압이 강하지 않고 구석구석 씻기에 조금은 불편하다. 그래도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건은 넉넉하게 제공되지만 욕실용품은 때마다 다르게 제공될 수 있으니 개인 세면도구를 꼭 챙겨가도록 하자. 칫솔은 제공되지 않으니 잊지 말아야한다.
비리조트의 스위트룸은 넓은 공간에 편리성을 더한 객실이다.
소파베드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보장되고, 간이 주방에 전자레인지까지 구비되어 있어 과일을 씻어먹거나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다. 스위트룸 욕실에는 작지만 욕조도 있다. 스위트룸은 실속을 중요시하는 신혼부부에게 추천할 수 있을만한 룸이다.
비리조트의 아침은 굉장히 깔끔하다. 아침 식사는 6시부터 9시까지 제공되며 로비에 내려오면 식권을 걷는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 로비에 있는 탁자나 야외의 탁자 아무곳에나 자리를 잡고 부페식 음식을 떠오면 된다. 메뉴중에 따뜻한 국수가 있는데, 맛이 정말 일품이다.
아침에는 햇볕이 참 따갑다. 리조트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이라 빛이 반사되어 좀 더 햇빛이 강하게 비춰진다고 할 수 있다. 아침 먹으로 내려올 때에도 선글라스를 준비하는게 좋을듯하다.
내가 보고 겪은 비리조트는 조용해서 여유롭고 깔끔해서 한결 편안한 숙소이다. 가끔 야밤에 한국인들이 체크인을 하느라 시끄러울 때가 있는데, 나만 야밤에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객실에서는 전혀 소음을 들을 수가 없다. 리조트 디자인처럼 깔끔한 성격의 고객들이 주로 묵는건지, 고객들이 리조트화 되어 깔끔한 척 하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비리조트는 가격 대비 시설과 서비스 모두 만족할만한 추천 리조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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